어느덧 데브코스를 진행한 지 한 달이 지났고 지난 한 달간 있었던 일들에 대해서 회고를 작성하고자 한다.
목차
1. 주니어 프론트엔드 엔지니어 지망생으로서
프론트엔드 데브코스 5기 합격 후기글을 작성한 후 벌써 한 달 하고도 절반이 지났다.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지금까지의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잘 모르겠다. 에어컨 없이는 못 살던 시기에 시작했는데 정신 차려보니 두꺼운 이불을 꺼내고 있다.
흠.. 원래 글을 작성하는 걸 어려워하는 편은 아닌데 한 달간 워낙 배운 것도 많고 하는 것도 많다 보니 두서가 없을 것 같아 주제별로 나누어 작성해보고자 한다.
1 - 1. 부트캠프?
개발자라는 직업에 대한 엄청난 붐이 일어난 이후 우후죽순 생겨나는 부트캠프들은 많은 사람들을 개발 업계로 이끌기도 했지만 개인의 문제나 커리큘럼의 문제로 인해 시간과 돈만 날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실제로 내 친구 중 한 명은 현재 꽤나 이름 있는 중견 쇼핑몰 기업에서 백엔드 엔지니어로 근무하는데 그 기업에 가기까지 수많은 교육 프로그램을 거치며 고생했던 경험이 있다. 그래서 나도 합격한 뒤에 즐거움이 더 컸지만 마음 한편에는 걱정이 있었다. 하지만 정규 과정이 시작되고 1주일 만에 그 걱정들은 안드로메다로 날아 가렸고 현재는 블랙홀로 들어가 사라져 버렸다.
1 - 2. 강의 & TIL
우선 지난 한 달간의 강의 후기를 한 줄로 요약하자면 핵심을 압축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이선협 강사님 & 로토 강사님 두 분의 강의를 들었는데 이선협 강사님의 강의에서는 현업 + 코딩테스트에서 중요한 JS 지식과 원리 그리고 CS 지식 강의를 학습하였고 로토님 강의에서는 자바스크립트를 어떻게 활용해서 현대적인 웹 페이지의 동작을 구축하는지 배웠다. 다 어려웠다. CS지식은 여전히 파도파도 끝이 없고 로토님 강의는 주석으로 설명을 작성하며 따라가기 바빴다.
강의의 퀄리티와 피드백은 좋았다. 비록 다른 부트캠프를 경험한 적은 없지만 프론트엔드 엔지니어가 되기 위해 필요한 부분들을 빠르고 중점적으로 배울 수 있었다. 또한 항상 슬랙에 강사님들과 멘토님들이 상주하고 계셔서 언제든지 질문을 하면 빠르게 답변해 주신 다는 점도 공부를 하는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
데브코스를 시작하면서 진행했던 TIL 챌린지이다. Today I Learned의 약자로 매일 공부하는 것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으로 예전부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지망생들에게 인기 있던 학습 형태이다. 데브코스에서는 TIL챌린지라는 이름과 함께 이 TIL 작성을 권장했는데 나는 원래 공부를 할 때 노션에 기록하면서 해서 어렵지는 않았다. 다만 초창기와 달라진 점은 너무 모든 내용을 담으려다 보니 옮겨적고 또 생각하는 과정에 시간이 많이 들어서 지금은 그날 배웠던 것 중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지식이나 오류 해결 과정을 주로 기술하고 있다.
1 - 3. 코어 타임
데브코스는 기본적으로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과정이다. 그 과정 속에서 코어타임이라는 개념이 존재하는데 정해진 시간 동안 디스코드에서 카메라를 켜고 팀원들과 지속적으로 학습하는 것을 인증해야 하는 그런 개념이다. 초창기에는 굉장히 도움 되고 좋다고 생각했고 누군가와 같이 공부한다는 생각을 통해서 열심히 집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적응되고 나니 오히려 집중력이 부족해지기 시작했고 코어타임에 종종 딴짓을 하는 나를 볼 수 있었다. 그래서 어제부터는 팀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내 화면을 공유해 버려서 감시받는 방법을 택했다. 고육지책이라고 생각한다.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집중을 해야 하는 상황이고 실제로도 꽤나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어서 앞으로도 종종 집중이 안되면 가차 없이 화면을 켜버릴 생각이다.
1 - 4. 과제와 코드리뷰
기본적으로 지금까지 진행했던 과제들은 강의에서 학습한 내용의 연장선이었다. 그리고 필수로 구현해야 하는 상황 외에는 자유라서 과제의 자유도가 굉장히 높았는데 이 부분이 조금 아쉽다. 다른 동기들의 PR을 보면 CSS까지 멋있게 꾸민 사람들도 있던데 추가적으로 그런 활동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 개인적으로 아쉽다. 데브코스를 시작하면서 생각했던 것 중 하나는 수동적인 사람이 아닌 능동적인 사람이 되는 것이었는데.. 아쉬움이 크다.
개발 인생 처음으로 코드리뷰라는 것을 했다. 다른 사람의 코드를 읽는 능력과 문제를 찾아내는 능력 정도만 있으면 될 것 같았는데 실상은 매우 달랐다. 실제로 나에게 필요한 것은 글을 작성할 수 있는 지식과 용기, 그리고 타인이 작성한 리뷰를 받아들이는 능력이었다. 코드리뷰를 작성할 때 나조차도 제대로 알고 있는 지식인지를 확신할 수 없었고 설령 맞다고 해도 어떻게 얘기해야 상대방의 기분이 나쁘게 하지 않게 리뷰를 작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컸다. 내가 코드리뷰를 받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상대방의 관점에서는 문제점이라고 생각되어서 리뷰한 부분을 어디까지 수용해야 할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또 만약 그것이 나의 관점에서는 틀렸다고 생각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매우 고민이 많았다.
일단은 나의 고민을 해결한 방식은 멘토님께서 조언해주신 뱅크샐러드의 코드 리뷰 문화를 참조하는 것이였다.
이 포스팅을 정독하고 Pn룰을 따라서 코드 리뷰를 진행했다. 해당 룰을 따르며 리뷰를 작성하니 이전에 고민했던 문제점 중 대다수가 해결되었지만 여전히 맞고 틀리고에 대한 부분이 애매하다. 더 공부하다 보면, 더 리뷰 경험이 많아질수록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는 생각하지만 꾸준히 의구심을 가지고 능력을 키워야 하는 부분인 것 같다.
1 - 5. 특강 세션
데브코스를 하면서 모든 순간이 유익하고 도움 되었지만, 더 좋았던 시간이다.
현업에 계신 분들께서 이런 강의를 준비해 주신다는 것이 개발자 지인의 풀이 적었던 나에게 경험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 회고글을 빌려 도움 되는 강의를 해주신 이선협 강사님, 로토 강사님, 마광휘 님, 진유림 님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강의에서는 특정한 주제가 있었다. Git, 프런트엔드의 개발 역사, 성장하는 법 등 여러 주제에 대한 내용 역시도 매우 흥미롭고 좋았고 이후에는 자유롭게 Q&A 시간을 가졌다. 네 분의 강의를 듣고 난 후 개발자로서 성장하는 데에 중요하다고 느낀 3가지를 정리해 보았다.
일단 써봐라, 써봐야 글 쓰는 실력도 늘어난다
나를 포함해서 TIL에 자주 보이는 동기들이 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내가 제일 못쓴다. 다른 분들의 TIL을 보면 차분하게 정리해서 작성을 잘하시는데 나는 모든 내용을 다 적고 있었고 이게 TIL인지 깜지인지 때로는 구분이 가지 않았다. 한 3주 차 때부터는 간략하게 요약해서 적기 시작했는데 예전에 작성하던 방식보다는 훨씬 나아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처럼 글은 써야지 늘어나는 것 같다. 저걸 느끼고 정보글도 작성을 해보았는데 확실히 부족함은 느껴지지만 다음에 정보글을 준비할 때 어떤 요소를 더 준비해야 할지 깨달았다.
넓게 배우는 것도 좋지만 깊이 있게 공부해라
깊이 있게 공부해야 한다. 넓게 공부하는 것 역시 중요하고 많은 사람들이 넓게 공부하지만 깊이 공부하는 신입은 흔치 않다. 여기서 깊이 있게만 지식을 총 3단계로 나누었을 때 2번째의 깊이 이상으로 공부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자바스크립트에 var, let, const를 예시로 들어보자. 여기서 나는 var, let, const의 차이점과 각각의 특성을 이야기할 수 있고 조금 더 나아가면 const로 선언된 배열 데이터는 왜 조작이 가능한지 까지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 더 나아가서 이벤트 루프 안에서 저 키워드들이 어떻게 동작하는지, 각 키워드가 어떤 배경에서 생성되었고 어떠한 자바스크립트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출시되었는지까지 알면 2번째 깊이까지 이해했다고 볼 수 있다. 내가 이해한 깊은 공부는 이렇다. 여기서 더 나아가면 CS지식이 좀 더 많이 필요하긴 하고 언젠가 공부해야겠지만 지금 당장은 2단계 깊이 정도로 왜? 랑 그래서? 를 설명할 줄 알면 되는 것 같다.
엉덩이가 무거워야 한다
엉덩이가 무거워야 한다. 이거는 사실 어느 분야나 적용되는 지식이지만.. 개발 역시 그러하다. 많이 앉아있고 앉아서 다른 걸 하는 게 아니라 개발 공부를 하면 자연스레 실력은 늘 수밖에 없다. 확실히 이름 있고 성공한 개발자들은 기본적으로 개발에 투자하는 혹은 투자했던 시간이 절대적으로 많다. 또한 여기서 내가 느꼈던 신기한 점은 대부분 본인만의 확고하거나 멋진 취미생활이 있으시다. 마치 하루종일 개발만 했을 것 같은 분들이 막상 취미생활을 전문적으로 하시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라는 생각을 하다가 로토님 세션을 듣고 확신을 얻었다. 자투리 시간을 잘 활용하자.
1 - 6. 팀🧧
신기하게 팀 이름이 `${멘토님이름}팀`이다. 처음 구성되었을 땐 어색했지만 한 달이 지난 지금은 팀원들과는 많이 친해졌다. 팀원들 모두 기본적으로 열심히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으셔서 나는 개인적으로 첫 팀이 굉장히 마음에 든다. 특히 서로서로 어떤 질문을 했을 때 해답을 제공하기도 하지만 해답을 제공하지 못하더라도 문제를 풀어낼 실마리를 제공하는 경우가 있어서 서로 상부상조할 수 있는 긍정적인 시너지를 내고 있다. 또한 팀원들끼리 사이드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는데 과제랑 사이드 프로젝트의 밸런스를 맞추기가 쉽지 않지만 팀이 바뀌기 전까지 유의미한 결과를 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중간에 팀원 한 명이 과정에서 이탈하는 일도 있었다. 개인 사정으로 더 이상 진행이 불가능하다고 하셨다. 솔직히 싱숭생숭한 마음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데브코스를 진행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취준생이기에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 더 그런 느낌을 받는 것 같다. 해결법은 시간이 지나면서 그저 그래졌다. 나는 여기서 열심히 배워서 나갈 각오로 왔고 매일 주어진 공부를 하다 보니 싱숭생숭한 느낌은 점차 없어졌다. 그리고 4기 분들이랑 얘기를 했었던 적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꽤 나가는 사람이 있고 별 신경 안 쓴다는 말이 생각나서 그 이후로는 나도 별 생각 없어졌다.
2. 한 명의 취준생으로서
데브코스를 진행하면서도 채용 공고가 올라오면 꾸준히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고 지원서를 제출하고 있다. 이 부분은 대학교 동기들이 추천해 주었는데 합격, 불합격을 바라지 않더라도 기본적으로 채용 프로세스를 경험하는 것이 매우 도움 될 것이라는 조언이 있어서 그렇게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2 - 1. 자존감 사수
한 명의 사람이자 취준생으로서는 최악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수많은 기업들에서 서류탈락의 고배를 겪고 있으며 심지어 서류에서 붙은 기업이라도 코테를 뚫지 못하고 있다. 기업들이 보내오는 죄송합니다, 안타깝지만,의 문구를 볼 때마다 참 슬픈 감정들이 떠오른다. 취업 시장이 얼어붙어서라고는 하지만 주변에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서류정도는 합격하는데 같이 지원한 친구들 사이에서 나만 서류탈락일 때만큼 자존감과 자신감이 떨어지는 경험은 또 없을 것이다.
그런 감정을 이겨내기 위해 긍정적으로 살아가려고 한다. 데브코스 슬랙에서도 기록 챌린지 같은 공통 채널에서 글이 올라오면 긍정적으로 반응해 주고 파이팅 넘치는 문구를 쓰고 있다. 비록 내향인이고 텍스트 대화를 선호하는 편은 아니지만 슬랙을 쓰면서 알게 된 이모지를 쓰면서 긍정적인 화법을 사용해서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려고 한다.
2 - 2. 잘 쉬는 법
유튜브나 인터넷 커뮤니티, 게임을 하면서 휴식을 취하는 게 내가 기존에 생각하던 휴식이었는데 오히려 이런 행동들이 나를 더 피곤하게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쉬는 게 쉬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아서 그렇기도 하고 오히려 저렇게 다른 활동을 하며 에너지를 소비하니 다시 공부할 때 금방 피로해진다.
동기들에게 질문하는 동료 탐구에서 `쉴 때는 그냥 쉬어줘야 그나마 집중이 잘 되더라고요`라는 말이 뭔가 찔리기도 했고... 그래서 쉴 때는 그냥 Lofi Girl 틀어두고 쉰다. 창 밖을 구경하거나 눈 감고 눈의 피로를 풀어준다. 확실히 도움 되는 것 같긴 하지만 자꾸 휴대폰으로 손이 가는 습관을 더 자제하면 좋을 것 같다.
3. 회고를 마치며
3 - 1. 아쉬운 점
1. 너무 바빠서인지, 혹은 바쁘다는 핑계 때문인지 복습을 못했다.
2. 코테 준비를 너무 못하고 있다. 언어에 대한 혼용도 있었고 게으름도 어느 정도 있었다.
3. CS공부 역시 올해 목표인데 아직 시작도 못했다.
4. 서브 모니터가 없어서 생산성이 매우 떨어진다.
3 - 1. 다음 단위 기간 목표
0. 위 아쉬운 점 해결하거나 실행하기
1.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광대가 되든 바보가 되든 발표_딥다이브 신청하기
2. 짧게 운동하지 말고 한 번에 1시간 이상 운동하기(주 3회++)
3. 시립도서관에서 개발서적 4권 이상 읽기
4. 개인 포트폴리오 사이트 작성하고 오라클 클라우드 서버랑 firebase 활용해서 올려두기(도메인 구매는 고민)
5. 잠 잘 자기(의사 선생님한테 혼났다)
천진난만하게 대학교 졸업하면 알아서 괜찮은데 취업하겠지라고 생각하던 과거가 종종 생각난다. 물론 누군가에게는 그런 말이 여전히 적용될 수 있겠지만 나는 아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당장 기업들이 주는 내 서류에 대한 답변이 그 증거이다. 그래서 그런지 지난 한 달간 나의 생활은 많이 바뀌었다. 데스크탑을 켜고 게임이랑 유튜브를 `자주` 즐기던 내가 지금은 데스크탑을 켜면 맥북이랑 한/영키가 헷갈려서 자꾸 CapsLock을 누를 정도로 나의 for Fun 머신인 데스크탑과 멀어졌다.
데브코스에 들어온 목적대로 절대적인 공부시간도 기존 대비 많이 늘었고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이전에는 JS에서 내장함수 사용이나 function, 파일 간 통신을 어려워했는데 지금은 레퍼런스 없이 약간의 시행착오만 거친다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추가적으로 리액트, Restful API, HTML, CSS에 대한 부가적인 지식들도 늘어가고 있다. 프론트엔드 엔지니어가 되기 위한 초석을 잘 쌓고 싶다는 지원동기가 잘 이루어지고 있다.
이번 회고가 쓰다 보니 굉장히 길어졌다. 이것도 쓰다 보면 잘 다듬어지고 잘 쓸 수 있기를 바라며...!
이 글을 볼 데브코스 동기들을 위해서 내가 개발을 하며 동기부여를 얻어가는 2개의 포스팅 링크를 남기고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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