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의 두 번째 독후감은 도둑맞은 집중력이다. 대출 횟수가 책의 이름처럼 도둑맞은 나의 집중력을 보여준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름의 변명이 있긴 하다.
이 책은 학교 측에서 ebook 대출 인원을 10명까지 확장할 정도로 인기가 많은 책이고 심지어 10명의 인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예약을 해야 볼 수 있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 책이다. 심지어 내가 처음 예약했을 때는 대기인수가 20명이 넘었고 대출 예약을 걸어두고... 대출된 사실도 새카맣게 잊은 채 첫 번째 대출이 지나갔다. 그 이후 2,3번째 대출은 대출 인원이 10명으로 늘어나서 여유롭게 대출할 수 있었는데 해당 기간에 면접이랑 코테가 잡혀서 모두 읽지 못했고 결국 4번째 대출 기간에, 호주여행에서 이동하면서 완독 했다.
변명이 길었다. 어쨌든 이 책은 그만큼 유명하고 인기 많은 책이다. 2023년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도서관이나 서점 사이트 책 목록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을 정도이다. 그래서 궁금하긴 했다. 이 책은 사람들에게 어떤 울림을 주었을까? 어떤 공감을 이끌어 냈기에 사람들이 열광할까?
이 책을 읽었을 때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책은 굉장히 재미있었다. 아니 어쩌면 내가 추구하는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잘 쓴 글쓰기 형태에 과격함을 한 스푼 얹은 느낌이랄까. 작가 요한 하리는 본인의 경험을 가감 없이 과감하게 작성하며 글을 썼다.
이 책이 집중하고 있는 본질은 책의 제목 그대로 `집중력`이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이 집중력이라는 단어를 폭넓게 해석하고 있다. `멀티태스킹`, `수면 부족과 수면의 질 하락`, `딴생각`과 `빅 테크 기업들의 주의 빼앗기`, `식단`, `스트레스와 주변 환경` 그리고 `ADHD의 진단`까지 정말 많고 많은 범위에서 집중력이라는 키워드를 다룬다.
이 책이 우리에게 주는 울림은 무엇이었을까. 이 책이 나에게 주는 울림은 무엇이었을까. 내가 내린 결론은 아래와 같다. 개인의 습관에서 생각해 볼 만한 부분도 있었고, 철학적인 생각을 하게 되었던 순간도 있었다. 과연 `나`의 집중력 상태는 어떨까?
이 책은 내게 집중했던 순간을 되새겨보는 시간을 갖게 해 주었다. 2023년 겨울, 나는 누구보다도 치열한 겨울을 보냈다.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되기 위해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강의를 듣고 복습을 하고 TIL을 쓰고 개인 프로젝트와 학습을 했다. 이때의 나의 집중력은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예전부터 나는 개인적으로는 집중과 보상의 패턴에 익숙해진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즉, 한 3시간 집중하면 30분 정도는 재미를 채워주고 쉬며 더더욱 집중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집중했다. 실제로 이런 패턴으로 지난 데브코스 부트캠프를 수료했고 이 기간은 나에게 있어서 좋은 성과를 낸, 열심히 임했던 그런 기간으로 남아있다.
하지만 최근 취업준비 기간이 길어지면서 조금씩 몸이 삐걱대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줄어든 운동량과 빠르게 먹기 위한 식사들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이 부분만 고치면 나의 집중력은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물론 조금 더 집중력을 늘리면 좋겠지만 이는 점차 좋아질 것이고, 이 책의 에필로그의 조언을 받아들이고 실행해보려고 한다.
개발자로서 빅테크 기업에 대한 철학적인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솔직히 내가 하고 싶어 하는 업계인데 관련된 생각이 나지 않을 수 있을까..? 조심스럽지만 개인적인 생각을 간략히 적어보려고 한다.
이 책에서 언급한 `감시 자본주의`를 우리 개발자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나는 개인적으로 현대 사회에서 우리의 집중력을 앗아가는 많은 플랫폼들도 처음부터 우리의 집중력을 빼앗아가려는 목적으로 설계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인터넷과 유튜브, SNS의 발전도 그랬을 것이다. 연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유산을 남기고자 하는 의지를 위해 설계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지금 그들이 평가받는 것은 광고로 돈을 벌기 위한, 사람들의 집중력을 빼앗는 프로그램으로 누군가에게 평가받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과연 그들이 처음부터 그런 평가를 받았을까?
소프트웨어의 미래는 어디로 가야 할까? 웹 광고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우리는 광고를 위해 서비스를 만드는가? 서비스를 위해 광고를 넣는가?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선은 어떤 것일까? 나는 사람들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 개발자가 되어야 하는가?
개발자를 희망하는 만큼, 동종 업계에 함부로 말할 수 없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우리가 제공하려는 가치를 다시 제고해 볼 필요는 있을 것 같다.
다이너마이트. 에디슨은 불안정한 니트로글리세린을 규조토에 흡수시켜 다이너마이트를 개발했다. 그리고 다이너마이트를 무기화한 발리스타이트를 개발하여 사람들이 폭탄의 무서움을 느껴 `공포의 균형`을 유지하여 더 이상 전쟁을 하지 않기를 원했다. 하지만 오히려 그렇게 생성된 폭탄들은 전쟁에서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았고 노벨은 이를 괴로워했다. 실제로 공포의 균형으로 전쟁을 억제한 것은 원자폭탄의 등장이었다.
이 책에서 언급한 수많은 것들 인터넷, 음식, ADHD 약, 그리고 우리의 수면을 방해하는 수많은 직/간접적인 이유들은 처음부터 그런 목적을 가지고 개발되었던 것은 아닐 것이다. 다만, 이것들에 대한 부작용을 우리는 조금 더 사려 깊게 관찰하고 본질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도록 해결해보아야 할 것 같다.
여전히 인기 많은 책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고 왜 그런지 이해할 수 있는 책이었다. 현대 사회에서 추천할 만한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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