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세 번째 독후감이자 24년 첫 독후감이다. 나이만큼 읽기로 했는데 올 초에는 프로젝트 2개를 연달아 진행하느라 바빴고 드디어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다. 중간중간 여러 책을 읽긴 했는데 완독을 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독후감을 작성하지 못하기도 했고 완독 했더라도 바빠서 포스팅 작성이 쉽지 않았을지도..?
여담은 이쯤으로 하고 밤 12시에 대출해서 너무 재미있어서 새벽 2시에 완독 했던, 2시간 만에 읽은 홍보의 신 독후감을 써보려고 한다. 인기 많을 줄 알았고, 실제로 인기가 많아서 전자도서관에서의 대출이 어려웠는데 마침 딱 대출 여유분이 생겨서 대출할 수 있었다.
이 책을 대출한 이유는 단순했다. 유명한데 궁금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유튜브에서 한 번쯤 `충주`(청주 아님) 시 유튜브가 알고리즘에 뜬 적이 있을 것이다. 특히 쇼츠에서. 나 또한 그랬고 그래서 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충주시의 행사나 사업, 상수도 공사 현황을 알고 있다.
나는 공무원 집안의 자녀이기도 하고 이런저런 이유로 주변에 공무원 인연이 많은 편인데 그래서 공무원이 더더욱 저렇게 파격적인 업무를 하기 매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 어떻게 저런 파격적인, 공무원 사회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업무를 진행할 수 있게 된 건지 궁금했다.
이 책을 다 읽고 느낀 키워드 2가지는 차별성과 일관성이다. 사실 여기서 나도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보통 홍보를 한다면 우리는 홍보에 집중하게 된다. 이는 잘못된 생각도 아니고 많은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선택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홍보맨이 다르게 생각한 것은 플랫폼의 차이이다.
최근 많은 지자체들이 페이스북, 인스타와 같은 SNS와 더불어 유튜브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정책이나 지자체 홍보를 많은 사람들에게 친숙한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근데 곰곰이 생각해 보자. 유튜브에서 그런 정책을 찾아본 적 있는가? 일단 나의 대답은 NO이다. 그렇다면 좋다. 여기서 조금 더 본질적인 질문을 해보자. 우리는 유튜브를 어떤 목적을 가지고 들어갈까?
홍보맨이 가장 크게 차이점을 둔 부분이 이 부분이다. 우리는 유튜브를 휴식 + 재미(다량의 도파민)를 위해서 들어간다. 그렇다. 유튜브는 재미 목적이 훨씬 크다. 즉, 유튜브를 흥행시키려면 우리가 유튜브에 접속했을 때 요구하는 기본요소인 재미가 포함되어야 한다는 본질이 숨어있었다. 홍보맨은 그런 본질을 꿰뚫어 보았다. 책에 기술된 그런 본질을 꿰뚫는 과정을 읽어보니 나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 본질을 꿰뚫은 이상, 다른 지자체와 같은 콘텐츠는 애초에 나올 수 없었다. 재미를 타겟팅하려면 홍보의 본질인 홍보가 힘들다. 홍보맨은 책에서 이러한 고충을 얘기하기도 한다. 홍보라고 함은 보통은 홍보해야 하는 정책을 정하고 해당 정책에 맞춰서 콘텐츠를 제작하고 홍보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재미를 챙기려면 콘텐츠의 본질이 홍보가 아닌 재미가 되어야 하고 만들어지는 재미요소에 부합하는 정책을 홍보할 수밖에 없기에 홍보되는 정책이 콘텐츠와 fit 해야만 한다.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의 컨셉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한다. 여기서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조금 풀어보면 다음과 같다. 우리는 A라는 채널의 A-1이라는 영상을 매우 재미있게 봤다. 그러면 우리는 이후 올라올 A-2 영상도 A-1과 비슷한 성향의 재미있는 영상일 것이라고 기대할 것이다. 하지만 만약 A-2가 내 예상과 다르다면..? 그리고 그 이후의 행보도 우리가 처음 재미있게 봤던 A-1과 다르다면? 우리는 더이상 해당 채널에서 우리의 재미를 기대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홍보맨은 유튜브 생태계의 지속적인 흥행 요소도 꿰뚫어 보았다. 홍보맨의 유튜브 컨셉은 "지방직 공무원이 상급자가 해보라고 지시해서, 내 맘대로 재미있게 만드는 예산 61만 원짜리 B급 유튜브"였다. 많은 그의 영상이 여전히 재미를 추구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공무원이기에 일부 영상에서는 `내 맘대로`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실제로 홍보맨은 이런 경우에는 조회수가 많이 차이 났던 경험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다른 지자체의 유튜브가 흥행하지 못하는 이유로 이런 컨셉의 붕괴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래서 홍보맨은 장관급 인사와 촬영한 영상도 폐기할 정도로, 자신이 공무원 소속임에도 여러 요청들을 거절해 가면서, 쓴소리와 비아냥을 들어가면서도 "지방직 공무원이 상급자가 해보라고 지시해서, 내 맘대로 재미있게 만드는 예산 61만 원짜리 B급 유튜브"라는 컨셉을 지키는 이유라고 설명한다.
홍보맨의 영상들을 보면 굉장히 놀랍다. 그의 행보는 어떻게 보면 공무원 사회의 역린을 건드리는 일이다. 대한민국에서 손에 꼽히는 보수적인 집단에서 가장 모난 돌이 되었다. 그러한 여파로 실제로 내부에서는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하지만,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현재 유튜브에서는 엄청난 성공을 거둔 사람이 되었다.
그 성공의 이면에는 김선태 주무관님의 많은 고충들이 있었다. 변화에는 파격이 필요하고, 파격에는 내부적인 부작용이 따른다. 기본적으로 사람은 변화를 보수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일까? 내가 저런 상황에서 실무자의 상황에 처한다면 어떻게 될까? 반대로 내가 상급자의 입장이라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나는 개발자 집단에서 가장 트렌드에 민감한 프론트엔드 분야를 희망하고 있고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것이 아직은 큰 거부감은 없지만 문득 변화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었던 시간이었다.
마케팅과 브랜딩을 잘 모르긴 하지만, 마케팅과 브랜딩의 측면에서 엄청난 사례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많은 통찰력을 얻을 수 있는 책이었다.
좋아요는 자주 눌렀는데 구독이 안했다는 사실을 오늘 알았다. 바로 구독했다. 미리 충주시 유튜브의 70만 구독자를 축하하며 포스팅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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