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달간의 개발 그래프를 보면, 나의 개발일지는 애매하게 흘러갔다.
3월 25일 밤을 지새우고 갔던 데브코스 최종발표는 어느덧 4개월 전 일이 되어있었고 여전히 나에게는 수료한 날이 꿈처럼 되게 희미하다.
데브코스가 끝나자마자 좋은 사람들과 함께 스터디를 시작하게 되었고, 그들과 열심히 취업 준비를 했다. 4월 말까지는 그랬던 것 같다. 근데 그 취업 준비라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잃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하루하루가 재미가 없었다. 개발도 코테도 면접준비나 스터디도 이전보다는 약간 흥미와 원동력이 떨어진 상태로 임했다. 물론 매일이 소중한 취준생 입장에서는 그러면 안 되지만. 그렇게 되었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해 보고자 1일 1 커밋이 아닌, 1일 10 커밋을 하려고 했었다.
근데 아마 저 날은 그냥 깃허브 리드미 수정을 위주로 했었던 거로 기억하고.. 그다음 날부터 이전에 건드리지 않던 프로젝트들을 열심히 건드렸다. 보다시피 일주일도 못 갔지만..
이후에도 6월 말쯤 가족여행에서 돌아온 뒤로 다시 시도했었지만 잘 안되었다. 그런데, 그런 지난날들과는 달리 `7월부터는 생각보다 정말 많은 일들을 진행하고 있다.` 어떻게 된 걸까?
이전부터 몇 가지 웹 페이지 아이디어들이 떠오를 때마다 노션에 기록을 해두었다. 해당 페이지들에는 내가 언젠간 사이드프로젝트로 해보고 싶은 내용들을 담고 있다. 엄청 상세하지는 않아도 대략적인 기획 내용은 다 들어가 있다. 기술, 타깃, 핵심 아이디어, MVP 등등
그중 현재 내가 가진 스킬로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걸 떠올려보았다. 그리고 아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아직 미완성인 프로젝트이기에 완성도는 당연히 떨어지지만, 현재 production 단계에서 발생하는 성능 문제를 해결하고자 배포를 진행해 두었다. 궁금하면 여기로 가면 된다. 추가로 성능 문제도 일단 잡았다. 어쨌든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게 핵심 주제가 아니기에..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많은 생각을 해봤는데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나는 어떤 개발자일까?`이다. 나는 왜 개발을 좋아하게 되었을까나? 이런 생각이 문득 들었고, 지난 나의 개발 환경들을 돌아보면서 내가 어떤 환경에 처해있을 때 가장 몰입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았다.
그중 가장 몰입했던 과거는 `인턴`과 `팀 프로젝트 기간`이었다. 어떤 목표와 기간이 주어지고, 그걸 완성도 있게 만들어야 하는데, 거기다가 여러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잘해야 하는 적당한 긍정적 스트레스가 작용하는, 몰입하기 좋은 그런 환경이었다.
이때 나의 장점? 성과? 가 가장 잘 나왔다. 인턴은 연장 제의도 받았고, 인턴 때의 경험으로 상도 받을 수 있었다. 학부에서는 큰 성과를 못 냈지만, 학부 때의 경험을 살려서 데브코스에서는 팀 프로젝트에서 1인분을 하며 매번 동료 평가가 끝날 때마다 좋은 피어 리뷰를 받을 수 있기도 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이다. `만들고 싶은 걸 만들자`
사실 내가 웹 개발자가 된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다른 언어로도 재미있는 걸 많이 만들 수 있지만, 웹은 그보다 훨씬 간단하고 쉽고 빠르게 산출물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옛날에도 만들고 싶은 거를 할 때 성과가 제일 좋았다. 예를 들어 학부 때 맡았던 프로젝트에서는 모두 지도 쪽을 담당해서 구현했던 거나, 코드는 허접하지만 디스코드 날씨 알리미 봇을 만들 때 제일 재미있었던 것 같다. 특히 요즘에 코딩은 데브코스를 수료하고 나서는 코드로 컴포넌트나 페이지를 만드는 수준이 이전보다는 꽤나 많이 올라갔다고 느껴져서 그런지 더 재미있다.
어쨌든 2번의 이유로 7월 1일부터는 정말 많은 일들을 한 번에 진행하면서 열심히 살고 있는 것 같다. 사이드 프로젝트에서 supabase를 사용해보기도 하고, 혼자서 하는 프로젝트도 꾸준하게 하면서 이전에 진행했던 프로젝트들을 리팩토링 하고 있다.
조금은 해야 할 일이 많긴 하지만, 오히려 그러다 보니 빠르게 진행하지 않으면 시간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연스럽게 `컴포트 존`을 벗어나고 있는 것 같다. 이 부분이 가장 큰 변화라고 느껴진다. 해야 하는데 처음 하니까 손대지 않던 것들에 손대기이다. 말만 하던 테스트코드나 웹표준, 웹 접근성 그리고 백엔드 찍먹(supabase)을 하고 있다. 그리고 과거 프로젝트 리팩토링 등등
바쁘다. 하지만 즐겁고 기분이 좋다. 거기에 얼마 전 내가 가장 애정하는 우리 돌돌현이 나 빼고 취업해 버려서 부러우면서도 기분이 좋다. 그런 그들을 보면 나도 얼른 취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팍팍 든다. 그래서 요즘 더 열심히인 것 같기도..?ㅎㅎ
거기다가 항상 만나는 2차 팀, 3차 팀 팀원들의 응원과 격려는 항상 도움이 되고 있다. 특히 2차 팀 팀원들은 나보다 형누나라 그런지 정말 애정 어린 조언을 많이 해주는데 너무 감사하다.
아무튼 사족이 길었지만, 내가 꾸준히 개발하고 성장할 수 있는 이유는 그런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랑 `만들고 싶은 거 만들기` 그리고 주변에 있는 `동기들`인 것 같다.
이제 나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인 `몰입할 수 있는 환경`에 가야 할 때다.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피그마로 옮겨서 더욱 깔끔하고 완성도 있게 작성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가볍게 쓰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길어진 생각 정리 끝!
++ 아 오랜만에 듣는 하우스 EDM으로 신나게 코딩하기, Tobu 쵝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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